전기 현장 조공으로 일하게 되면서 어리바리를 타고 있다. 나름 사장으로 일하면서 남 눈치 안 보면서 10년을 일했는데, 다시 눈칫밥 먹으면서 일하는게 쉽지는 않다.
평생 공구 한 번 만져본 적 없거나, 나처럼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노가다판에 입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오늘은 전기 조공들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몇 가지 공구들을 정리해볼까한다.
후렉시블 (Flexible)
후레시맨? 첨에 후렉시볼 가져와! 라고 선임 기공의 고성을 들었을 때가 떠오른다. 뭘 가르쳐 주고 화를 내든가... 한글 명칭으로는 금속제 가요 전선관이라고도 한다. 영어를 좀 하시는 분들은 Flexible이라는 말을 알거다. 유연한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말그대로 이 관은 유연하게 이리저리 스르르 뱀처럼 움직인다. 조공으로 일한지 얼마 안되서 다른건 안써봤고, 내가 있는 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GW 전선관이 사용된다.
혹시 궁금한 사람이 있을까봐 약자를 알려주자면 General Water Proof Flexible. 표준형 일반 방수 전선관이라는 뜻이다. 내열, 내유, 내한, 내화학성에 우수하다고 한다.
임팩 (임팩트 드릴)
이케아 가구를 조립할 정도의 관심이라면 전동 드라이버는 사용해봤을거다. 임팩트 드릴은 전동 드라이버처럼 생겼지만 말그대로 충격을 주면서 움직이는 도구다. 고속 회전을 하며, '충격력'을 발생시켜 강력한 힘으로 나사를 조여주기도 하고, 단단한 재료를 뚫을 때 사용한다.
나는 주로 트레이를 설치하거나, 분전함에 직결 피스를 박을 때 사용하고 있다.
앙카 (앙카볼트)
보통 앙카라고 부른다. Anchor가 배를 고정하는 닻을 의미하는 말인 거처럼, 콘크리트를 뚫은 뒤에 분전함이나 볼라드처럼 단단히 고정시켜야 하는 경우에 사용되는 도구다.
볼트 아래 부분이 팽창하면서 단단하게 고정된다고 한다. 아래 움짤을 확인해보자.
아시바 (비계)
높은 곳에서 공사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이다. 일본에서 넘어온 말이고, 보통 시스템 비계라고 부른다고 한다. 나같은 경우에는 현장에서 이동식 바퀴를 달아서 사용하는 '이동식 비계'를 가끔 사용한다.
건설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이프 건축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뺀찌 (펜치)
정식명칭은 펜치인데, 뺀찌라고 많이들 부르시더라. 손가락으로 세게 잡을 수 없는 물건들을 집을 때 사용된다. 노가다 필수템이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정리해본다. 12시간을 넘게 서서 일했더니 너무 졸렵다. 또 생각나면 온다. 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