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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기자동차 정비 교육 과정을 밟고 있는 제게 오늘 가장 중요한 실습 교육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오닉5의 고전압 배터리 팩을 직접 분해하고 조립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교육 매뉴얼에 따라 조심스럽게 부품을 다루긴 했지만 복잡한 배선들을 보면서 원리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어떻게 분해조립하는지는 알겠는데, 그래서 이 안에서는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이 질문을 시작으로 , 오늘 배운 내용들을 잊지 않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의 기본 구조와 원리에 대해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제미나이 AI를 사용해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1. 배터리의 기본 구성 요소

가장 먼저 찾아보게 된 것은 배터리의 기본 구조였습니다. 그 속은 각자 명확한 역할을 가진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각 요소는 다음과 같은 물질로 구성됩니다.

출처 : City University of New York

  • 양극재(+):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핵심으로, 리튬 이온을 품고 있습니다. 전기차에는 주로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이나,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이 좋은 LFP(리튬-인산-철) 같은 리튬 금속 산화물이 사용됩니다.
  • 음극재(-): 충전 시 양극에서 온 리튬 이온을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는 구조가 안정적인 **흑연(Graphite)**이 주로 쓰이지만, 최근에는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실리콘(Silicon)**을 섞는 시도도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 전해액: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액체입니다. 유기 용매**리튬염(LiPF₆ 등)**을 녹여서 만듭니다.
  • 분리막: 양극과 음극이 서로 직접 닿지 않도록 막아주는 얇은 벽입니다. 이 벽에는 아주 미세한 구멍들이 있어서, 오직 작은 리튬 이온만 통과시키고 전자는 통과시키지 못한다고 합니다. 마치 아주 촘촘한 그물망과 같았습니다.

2. 충전과 방전은 어떻게 일어날까?

솔직히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입니다. 여러 번 설명을 듣고 나서 제가 이해한 과정은 이렇습니다.

 

  • 충전 과정: 충전기가 배터리보다 높은 전압을 걸어주면, **전자(e⁻)**는 외부 회로(충전 케이블)를 통해 양극에서 음극으로 강제로 이동합니다. 이 힘에 의해, 양극에 있던 **리튬 이온(Li⁺)**도 전해액을 통해 분리막을 거쳐 음극으로 이동해 흑연 같은 음극재 구조 속에 저장됩니다.
  • 방전(사용) 과정: 외부 회로(자동차 모터)가 연결되면, 음극에 불안정하게 저장되어 있던 리튬 이온이 원래 자리인 양극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이때 리튬 이온은 다시 전해액을 통해 양극으로 이동하고, 짝꿍이었던 전자는 외부 회로, 즉 모터를 거쳐 양극으로 이동합니다. 바로 이 전자의 흐름이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가 되어 차를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는 데 '댐'을 생각하면 조금 도움이 되었습니다. 충전은 펌프(충전기)로 낮은 곳의 물(리튬 이온)을 높은 댐(음극)으로 억지로 퍼올려 위치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반대로 방전은 높은 댐의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내면서, 그 힘으로 물레방아(모터)를 돌리는 것과 같습니다.

3. 배터리 화재의 원인

제미나이 AI를 사용해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작동 원리를 알고 나니, 배터리 화재가 왜 일어나는지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화재는 **'열 폭주(Thermal Runaway)'**라는 현상 때문인데, 그 시작은 **'분리막 손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분리막은 왜 손상될까?

분리막은 매우 얇기 때문에 여러 원인으로 손상될 수 있습니다.

  • 외부 충격: 가장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차량 하부 충격 등으로 배터리 셀이 찌그러지면 분리막도 함께 찢어질 수 있습니다.
  • 덴드라이트(Dendrite) 성장: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뾰족한 리튬 결정이 자라날 수 있다고 니다. 이 덴드라이트가 계속 자라나 분리막을 찌르고 관통하면서 내부 단락을 일으킵니다.
  • 제조 불량: 배터리 제조 시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금속 이물질이 들어가는 경우, 이것이 분리막을 손상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양극과 음극이 만나면 왜 위험할까?

분리막이 손상되어 양극과 음극이 직접 만나게 되면, 전자가 외부 회로(모터)를 거치지 않고 내부에서 직접 이동하는 '내부 단락(Internal Short Circuit)' 상태가 됩니다.

 

이것은 마치 저항이 거의 없는 전선으로 (+)극과 (-)극을 바로 연결한 것과 같습니다. 엄청난 양의 전자가 아무런 방해 없이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막대한 **줄열(Joule heat)**이 발생합니다. 순식간에 온도가 수백 도로 치솟으면서 가연성 유기 용매로 이루어진 전해액이 끓기 시작하고, 결국 분해되면서 가스가 발생해 발화합니다.

 

이 모습이 마치 도미노의 첫 번째 블록이 쓰러지면서 옆의 블록들을 연쇄적으로 쓰러뜨리는 것처럼, 하나의 셀에서 시작된 열과 화재가 옆 셀로 번져나가며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열 폭주'입니다.

4. 전기차 운전자가 지키면 좋을 안전 수칙

이 모든 과정을 배우고 나니, 실제로 지켜야 할 안전 수칙들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 차량 하부 충격을 주의할 것: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는 대부분 차체 하부에 있습니다. 특히 포터2처럼 적재물을 싣고 다니는 차량의 경우는 더 조심해야 되겠죠. 과속방지턱을 너무 빠르게 넘거나, 도로의 파인 곳, 연석 등에 하부가 부딪히는 것은 배터리에 직접적인 물리적 손상을 줄 수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합니다.
  2. 계기판의 배터리 관련 경고를 무시하지 말 것: 전기차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이 배터리 상태를 항상 감시합니다. 만약 계기판에 배터리 관련 경고등이 뜨거나 "전원 시스템 점검" 같은 메시지가 나타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절대 무시하고 지나가서는 안 됩니다.
  3. 일상적인 충전 습관 관리하기: 제조사들은 배터리 수명과 안전을 위해 일상적인 운행 시에는 100% 완충보다는 80~90%까지만 충전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잦은 완충과 완전 방전은 배터리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혹서기/혹한기 환경에 신경 쓸 것: 너무 뜨거운 여름철 직사광선 아래 차를 장시간 주차하거나, 혹한기에 배터리가 냉각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급속 충전을 하는 것은 배터리 성능과 안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의 분해 실습은 저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 대해 하나하나 찾아보며 공부하는 과정이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이 글은 제가 오늘 배운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 정리한 기록입니다. 아직 배우는 학생이기에 부족하거나 부정확하게 이해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잘못된 정보나 더 나은 의견이 있다면 댓글로 편하게 알려주시면, 감사히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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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이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캐즘(Chasm)'이라 불리는 정체기, 그 중심에는 주행거리 불안충전 인프라의 한계, 배터리의 안정성 문제 등이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을 필두로 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매우 진지하게 꺼내든 카드가 있습니다. 바로 EREV입니다.

 

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 이름 그대로 '주행거리가 연장된 전기차'를 의미하는 이 기술이 왜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는지, 그리고 하이브리드와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핵심만 짚어봅니다.

EREV의 본질: 스스로 발전하는 전기차

EREV는 100% 전기 모터의 힘으로만 움직입니다. 하지만 내연기관도 가지고 있죠. 내연기관 엔진은 바퀴를 굴리는 대신, 오직 배터리 충전을 위한 '발전기'로만 작동합니다.

 

순수 전기차의 주행 질감은 그대로, 필요할 때 스스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 이것이 EREV의 명확한 컨셉입니다. 

하이브리드와의 경계

EREV와 일반 하이브리드의 차이는 엔진의 '역할' 하나로 명확히 구분됩니다.


간단히 말해, EREV는
전기차의 연장선에 있고, 하이브리드는 고효율 내연기관차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겠죠.

EREV의 가치와 한계

모든 기술에는 명과 암이 존재합니다. EREV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Value (가치)

  • 주행거리의 해방: 충전 스트레스 없이 주유소만으로 장거리 운행이 가능합니다. (목표 주행거리 900km 이상)
  • 최적화된 에너지 효율: 엔진은 가장 효율적인 구간에서만 작동하여 발전에 집중합니다.
  • 순수한 전기차의 주행감: 일상 주행에서는 100% 전기차의 정숙하고 강력한 퍼포먼스를 제공합니다.
  • 궁극의 V2L 활용성: 엔진이 계속 전기를 생산해주므로, 캠핑이나 비상 상황에서 시간제한 없는 강력한 외부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Limitation (한계)

  • 구조적 복잡성: 두 개의 동력 시스템을 모두 탑재하여 무게와 구조가 복잡해집니다.
  • 관리의 이중성: 전기 시스템과 내연기관 엔진에 대한 관리가 모두 필요합니다.
  • 타협적인 친환경성: 엔진 작동 시 화석 연료를 사용하므로 완전한 무배출은 아닙니다.
  • 정책적 불확실성: 국가별로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에서 순수 전기차와 다른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왜 EREV에 진심인가?

최근 현대차그룹이 EREV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단순한 기술 검토를 넘어선 전략적 판단이라고 보여집니다.

  • 현실적 시장 공략: 전기차 전환 속도가 더딘 북미 등 장거리 주행이 잦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카드입니다.
  • 구체적인 목표: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GV70, 현대 싼타페 등 주력 SUV 모델에 EREV 시스템을 탑재, 1회 충전 및 주유로 900km 이상을 달리는 것을 목표로 2026년 이후 양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가장 지능적인 진화

EREV는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 과정에서 마주한 현실적 장벽을 가장 지능적으로 넘어서는 진화의 한 형태라고 생각됩니다. 전기차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사용자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전략. 현대차그룹이 준비 중인 국산 EREV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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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시야를 가리는 자동차 습기… 원리를 알면 10초 만에 해결!

눅눅한 장마철, 운전을 시작하려고 차에 타면 어김없이 앞유리가 뿌옇게 변해 당황했던 경험, 다들 있으시죠? 와이퍼를 작동해도 바깥이 아닌 안쪽에 낀 습기는 속수무책입니다. 급한 마음에 손으로 닦아보지만 얼룩만 남고 시야는 더 흐려집니다.

 

이처럼 위험천만한 장마철 차량 습기는 왜 생기는 걸까요? 그 원리를 알면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습기, 왜 생길까? '이슬점'의 원리

차량 습기는 '차량 내부 공기의 이슬점(Dew Point)이 외부보다 높고, 유리창 표면 온도가 내부 공기의 이슬점보다 낮을 때' 발생합니다.

  • 장마철 상황: 밖은 비가 와서 시원하고(유리창 표면 온도 낮음), 차 안은 탑승자의 호흡과 외부 습기 유입으로 덥고 습합니다(내부 공기 습도 높음).
  • 결과: 따뜻하고 습한 내부 공기가 차가운 유리창 표면에 닿는 순간, 공기 중의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해(응결) 유리에 달라붙습니다. 이것이 바로 김서림입니다.

이 원리를 역으로 이용하면 습기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방법 1. 가장 빠르고 확실한 해결책: 에어컨(A/C) 작동

급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망설이지 말고 에어컨을 켜는 것입니다.

  • 원리: 에어컨의 핵심 기능은 **'공기 중 습기 제거'**입니다. 에어컨은 차가운 냉매를 이용해 공기를 냉각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공기 중의 수증기가 물로 변해 에어컨 시스템 내부의 증발기(에바포레이터)에 달라붙고 외부로 배출됩니다. 이렇게 건조해진 공기가 유리창에 직접 닿으면, 유리창에 맺혀있던 미세한 물방울들을 순식간에 다시 증발시켜 버립니다.
  • How-To:
    1. A/C 버튼을 누릅니다.
    2. 바람 방향을 앞유리 쪽(Front Defogger)으로 설정합니다.
    3. 풍량을 강하게 틀어주면 몇 초 안에 시야가 깨끗해집니다.

방법 2. 추위를 느낄 때 효과적인 방법: 외부 공기 유입 + 히터

에어컨 바람이 너무 차갑게 느껴진다면 이 방법을 사용해 보세요.

  • 원리: 이 방법은 '유리창의 온도를 내부 공기의 이슬점보다 높여' 습기를 제거하는 원리입니다. 외부 순환 모드로 비교적 습도가 낮은 바깥 공기를 유입시킨 뒤, 히터로 이 공기를 데워줍니다. 따뜻해진 공기가 차가운 유리창에 직접 닿으면 유리창의 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더 이상 수증기가 물방울로 맺히지 못하게 됩니다. 이미 맺힌 습기도 따뜻한 바람에 의해 증발됩니다.
  • How-To:
    1. 외기 순환 버튼을 눌러 외부 공기가 유입되도록 합니다. (자동차와 화살표 그림)
    2. 온도를 조절하여 미지근한 바람이 나오게 합니다. 손을 대봤을 때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정도가 적당하며, 디지털 계기판의 경우 보통 22~24도 사이로 설정하면 쾌적함과 습기 제거를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3. 바람 방향을 앞유리로 설정합니다.

방법 3. 가장 근본적인 예방법: 유리창 내부 청결 유지

"유리를 닦는 것과 습기가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매우 중요한 예방법입니다.

  • 원리: 공기 중의 수증기는 그냥 허공에서 물방울로 변하지 않습니다. 먼지나 유분 같은 **'응결핵'**에 달라붙어 물방울을 형성합니다. 유리창 내부에 손자국, 유막, 먼지 등이 많을수록 수증기가 더 쉽게 달라붙어 김서림이 심해집니다.
  • How-To:
    1. 깨끗한 타월에 유리 세정제를 묻혀 내부 유리를 꼼꼼히 닦아줍니다.
    2. 마른 타월로 세정제 자국이 남지 않도록 한 번 더 깨끗하게 닦아 마무리합니다.
    3. 시중에 판매하는 김서림 방지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장마철 안전 운전의 시작은 선명한 시야 확보입니다. 이제부터는 습기가 찼을 때 당황하지 말고, 오늘 알아본 원리를 기억하며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방법으로 안전하고 쾌적하게 운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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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 [차곡차곡 인사이트/전기자동차] - 자동차는 어떻게 서로 대화할까? feat. CAN통신

 

자동차는 어떻게 서로 대화할까? feat. CAN통신

최근 자동차 통신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며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그중 CAN(Controller Area Network) 통신은 처음 접했을 때 다소 생소하고 복잡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공부하며 이해

bigchoiiistudio.tistory.com

 

지난 포스팅 [자동차는 어떻게 서로 대화할까? feat. CAN통신] 에서는 CAN 통신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아주 기본적인 개념을 함께 알아봤습니다. ECU라는 자동차의 작은 컴퓨터들이 서로 대화하는 방법이라는 걸 배웠죠.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자율주행, 커넥티드카처럼 자동차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양도 늘어나는데 과연 기존의 CAN 통신만으로 이 모든 데이터를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죠.

 

역시나, 똑똑한 엔지니어분들은 이미 해답을 찾아두셨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그 해답인 CAN-FD(CAN with Flexible Data-Rate) 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1. CAN-FD, 왜 필요해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존 CAN의 속도와 용량의 한계 때문입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고화질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무선 업데이트(OTA) 등 최신 자동차 기술은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합니다. 기존 CAN이 1차선 도로였다면, 이제는 8차선 고속도로가 필요해진 셈이죠.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춰, 기존 CAN의 장점은 그대로 계승하면서 속도와 효율성을 대폭 개선한 것이 바로 CAN-FD입니다.

2. CAN vs CAN-FD,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딱 두 가지, 속도데이터 용량입니다.

 

CAN (Classical CAN)CAN-FD (Flexible Data-Rate)비교

최대 전송 속도 1 Mbps 8 Mbps 이상 (일반적으로 2~5 Mbps) 최소 2배~8배 이상 빠름
데이터 용량 최대 8 바이트 최대 64 바이트 8배 증가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바로 이름에 담긴 '유연한 데이터 전송률(Flexible Data-Rate)' 덕분입니다. CAN-FD는 모든 구간을 똑같은 속도로 달리지 않습니다.

 

여러 장치가 동시에 말할 때 충돌을 피하기 위한 '중재 구간(Arbitration Field)'에서는 기존 CAN과 호환성을 위해 저속으로 통신하다가, 실제 '데이터 구간(Data Field)'에 들어서면 미리 약속된 훨씬 빠른 속도로 '부스터'를 켜는 것처럼 데이터를 전송합니다.

 

덕분에 안정성은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데이터 전송 효율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된 것이죠.

3. CAN-FD 프레임, 속도의 비밀

이러한 속도의 비밀은 CAN-FD의 '프레임(Frame)' 구조에 숨어있습니다. 저번에 봤던 CAN 프레임과 비슷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부분이 추가되고 변경되었습니다.

 

위 그림을 보면 전체적인 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존 CAN 프레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몇 가지 새로운 제어 비트들이 보입니다.

  • FDF (FD Format): 자신이 CAN-FD 프레임이라는 것을 알리는 신분증 같은 비트입니다.
  • BRS (Bit Rate Switch): 바로 이 비트가 속도 부스터를 켜는 스위치입니다! BRS가 활성화되면 데이터 구간에서 비트레이트가 확 빨라집니다.
  • ESI (Error State Indicator): 송신 노드의 현재 오류 상태를 다른 노드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Data Field의 크기가 최대 64바이트까지 늘어났고, 데이터가 늘어난 만큼 오류를 검출하는 CRC Field도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4. 그래서 CAN-FD가 좋은 점은? (장점 요약)

  • 🚀 압도적인 속도: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보낼 수 있습니다. (ECU 펌웨어 업데이트 시간 단축!)
  • 📦 넉넉한 용량: 한 번에 많은 데이터를 보낼 수 있어 통신 효율이 극대화됩니다.
  • 🛡️ 높은 신뢰성: 강화된 오류 검출 기능으로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합니다.
  • 🤝 부드러운 전환: 기존 CAN 네트워크와 혼용이 가능해 점진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유리합니다.

5. CAN-FD는 지금 어디서 활약하고 있을까요?

이미 우리 주변의 많은 최신 자동차에서 CAN-FD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AS): 카메라, 레이더 센서의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전방 충돌 방지, 차선 유지 보조 등의 기능을 구현합니다.
  • 중앙 게이트웨이 (Gateway): 차량 내 여러 네트워크 간의 데이터를 빠르고 원활하게 중계하는 교통 허브 역할을 합니다.
  • 무선 업데이트 (OTA):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때, 대용량의 펌웨어 파일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송합니다.
  • 고성능 파워트레인: 엔진, 변속기,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찰나의 지연도 허용되지 않는 핵심 부품 간의 정밀한 통신을 책임집니다.

글을 마치며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CAN-FD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저도 정리하면서 '아, 이래서 새로운 기술이 필요했구나', '이런 원리로 더 빨라질 수 있었구나' 하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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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해 배우면서 그 내부 구동 원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특히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FMEDTMED 방식의 차이점이 궁금했는데요. 제가 공부하고 정리한 내용을 공유해보겠습니다..

1.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의 핵심, FMED와 TMED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차량입니다. 이 두 개의 동력원을 어떻게 배치하고 제어하느냐에 따라 구동 방식이 나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FMED와 TMED입니다.

 

두 방식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전기 모터의 위치입니다. 이 위치의 차이가 순수 전기 모드(EV 모드)의 가능 여부를 결정하고,  연비와 주행 성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 FMED (Flywheel Mounted Electric Device): 플라이휠 장착형 전기 장치
  • TMED (Transmission Mounted Electric Device): 변속기 장착형 전기 장치

이제 각 방식에 대해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2. FMED 방식: 엔진의 영원한 조력자

FMED 방식은 이름 그대로 엔진의 플라이휠(Flywheel)에 전기 모터가 직접 연결된 구조입니다. 엔진과 모터가 항상 기계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회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특징: 모터가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없으므로, 순수 전기만으로 주행하는 EV 모드가 불가능합니다. 모터는 어디까지나 엔진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칩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Mild Hybrid)' 또는 '소프트 하이브리드(Soft Hybrid)'라고 불합니다.
  • 장점: 구조가 비교적 단순합니다.
  • 단점: EV 모드가 없어 연비 개선 효과가 TMED 방식에 비해 제한적입니다.

3. TMED 방식: 따로 또 같이, 효율을 극대화하다

TMED 방식은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전기 모터와 클러치가 함께 위치하는 구조입니다. 이 클러치의 존재가 TMED 방식의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 특징: 클러치가 필요에 따라 엔진의 동력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엔진을 멈춘 상태에서 모터 단독으로 주행하는 EV 모드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풀 하이브리드(Full Hybrid)'라고 불립니다.
  • 장점: 저속 구간에서 EV 모드를 활용하여 연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 단점: 클러치 등 추가 부품으로 인해 구조가 상대적으로 복잡합니다.

※ 심화 학습: TMED 시스템과 HSG의 필요성

TMED 시스템에는 **HSG(Hybrid Starter Generator)**라는 부품이 필수적이라고 하는데요. HSG는 하이브리드용 구동용 모터입니다. 발전기 역할도 하면서 엔진의 구동을 담당하는 부품입니다. 이 것이 따로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드러운 주행감'**과 **'효율적인 역할 분담'**입니다.

 

FMED 방식에서는 정차 시 엔진을 멈추고 재시동하는 '오토 스톱' 기능을 위해 **ISG(Integrated Starter & Generator)**이라는 부품이 사용됩니다

  1. 승차감 확보: 만약 강력한 구동 모터로 멈춰있는 엔진을 갑자기 돌린다면, '쿵'하는 큰 충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HSG는 엔진에 벨트로 연결되어, 주 동력계와 연결되기 전에 엔진을 부드럽게 깨워 회전수를 미리 맞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운전자는 엔진이 언제 켜지는지 거의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합니다.
  2. 효율성: 구동 모터는 주행에, HSG는 엔진 시동 및 발전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역할을 부여하여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4. 주행 상황별 구동 방식 비교 분석

두 시스템이 실제 주행 상황에서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 동력 흐름을 통해 비교해 보겠습니다.

(기호: ⛽ 엔진, ⚡ 모터, ✨ HSG, 🔗 클러치, 🚗 바퀴, 🔋 배터리)

 

주행상황 FMED 방식 TMED 방식
출발/저속 ⛽ 엔진 + ⚡ 모터 → 🚗 바퀴
반드시 엔진이 켜져야 출발 가능합니다. 모터는 보조 역할만 합니다.
🔋 배터리 → ⚡ 모터 → 🚗 바퀴
EV 모드로 조용하고 부드럽게 출발합니다. (엔진 정지, 클러치 분리)
일반 주행 ⛽ 엔진 → 🚗 바퀴
주로 엔진 힘으로 주행하며, 모터는 대기합니다.
⛽ 엔진 → 🚗 바퀴
엔진으로 주행하며, 필요시 HSG(✨)로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가속/등판 ⛽ 엔진 + ⚡ 모터 → 🚗 바퀴
엔진과 모터가 함께 힘을 더해 강력한 출력을 냅니다.
⛽ 엔진 + ⚡ 모터 → 🚗 바퀴
엔진과 모터의 모든 힘을 합쳐 최대 성능을 발휘합니다.
감속/제동 🚗 바퀴 → ⚡ 모터 → 🔋 배터리
모터가 발전기로 전환되어 버려지는 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회생 제동)
🚗 바퀴 → ⚡ 모터 → 🔋 배터리
엔진을 멈추고, 모터가 발전기로 작동하여 적극적으로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회생 제동)
정차 엔진 정지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막기 위해 엔진을 멈춥니다. (ISG 기능)
엔진 및 모터 정지
모든 동력원이 정지하여 에너지 소모가 없습니다.

5. 정리

결론적으로 EV 모드를 통해 월등한 연비 효율과 정숙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TMED 방식이 현재 하이브리드 기술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최신 하이브리드 차량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하고요.

 

하이브리드 기술을 이해하는 데 있어 두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비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정리 내용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해 공부하는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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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통신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며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그중 CAN(Controller Area Network) 통신은 처음 접했을 때 다소 생소하고 복잡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공부하며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스터디 노트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저처럼 CAN 통신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이 정리 내용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자동차는 '달리는 컴퓨터' 

자동차를 단순한 기계 장치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대의 자동차 내부에 수십, 수백 개의 작은 컴퓨터, 즉 **ECU(전자제어장치, Electronic Control Unit)**가 숨어있습니다. 엔진, 브레이크, 에어백 등 각자의 역할을 맡은 이 ECU들이 서로 필요한 정보를 끊임없이 주고받아야만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이때 CAN 통신 네트워크에 연결된 각각의 ECU를 하나의 **'노드(Node)'**라고 부릅니다. 이 노드들이 사용하는 핵심적인 통신 규약이 바로 CAN 통신입니다.

2. CAN 통신의 핵심 원리: 우선순위 기반의 분산 제어

CAN 통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특정 리더가 없는 '분산 제어(Distributed Control)'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모든 노드(ECU)가 동등한 자격으로 통신에 참여하는 것으로, '중앙 관리자 없는 원탁 회의'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한 노드에 문제가 생겨도 전체 네트워크가 마비되지 않는 높은 안정성을 가집니다.

 

CAN 통신이 이루어지는 전체 과정은 아래 인포그래픽으로 확인해주세요.

1

시작: 데이터 발생

센서가 정보를 감지하여 ECU(노드)로 전달합니다.

 
2

경쟁: 버스 사용 권한 획득

ID 기반 중재(Arbitration)를 통해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메시지가 승리합니다.

 
3

방송 및 선별: 정보 공유

승리한 메시지가 모든 노드에 방송되고, 필요한 노드만 정보를 수신합니다.

 
4

실행: 실제 동작

정보를 수신한 ECU가 액추에이터에 명령을 내려 실제 동작을 수행합니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가정하고 CAN 통신의 과정을 정리해보도록 할게요.

  1. 데이터 생성 (센서 → ECU/노드)
    •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으면, 페달 센서는 해당 정보를 엔진 ECU(노드)로 보냅니다.
  2. 중재와 방송 (노드 → 버스)
    • 엔진 노드는 이 정보를 'CAN 메시지'로 만들어 모두가 공유하는 통신선, 즉 **버스(Bus)**에 보내려고 합니다. 버스는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단 하나의 마이크'와 같습니다.
    • 만약 바로 그 순간, 브레이크 노드가 더 긴급한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 이때 **'중재(Arbitration)'**라는 '발언권 경쟁'이 일어납니다. CAN 통신에서는 메시지마다 고유한 **ID(Identifier)**가 있으며, 이 ID 숫자 값이 낮을수록 더 중요한 메시지로 간주되어 먼저 말할 권한을 얻습니다.
    • 이렇게 중재에서 이긴 단 하나의 메시지만이 버스라는 마이크를 통해 모든 노드에게 **방송(Broadcast)**됩니다.
  3. 선별과 실행 (버스 → 노드 → 액추에이터)
    • 방송된 메시지는 모든 노드에게 전달되지만, 모두가 그 메시지에 반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 노드의 CAN 컨트롤러에는 **'수용 필터(Acceptance Filter)'**가 있어,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키워드만 골라 듣는 이어폰'처럼 자신에게 필요한 ID의 메시지만을 선별하여 수신합니다.
    • 정보를 수신한 엔진 노드는 그에 맞는 판단을 내리고, 스로틀 밸브를 조절하는 등의 실제 동작을 **액추에이터(Actuator)**에 지시합니다.

3. CAN 메시지의 비밀: '프레임'이라는 약속된 형식

노드가 데이터를 보낼 때는 정해진 형식인 **'프레임(Frame)'**에 담아 전달합니다. 이 프레임은 데이터를 안전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약속된 구조로, '규격화된 택배 상자'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상자의 각 부분(필드)에는 정해진 정보가 기록됩니다.

 

아래는 표준 CAN 프레임(Standard CAN Frame)의 전체적인 구조를 나타낸 다이어그램입니다.

+-----+-----------------+---------------+-----------------+-------------+-----------+-------+
| SOF | Arbitration     | Control       | Data            | CRC         | ACK       | EOF   |
| (1) | Field (12 bits) | Field (6 bits)| Field (0-8 byte)| Field (16)  | Field (2) | (7)   |
+-----+-----------------+---------------+-----------------+-------------+-----------+-------+

각 필드의 역할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SOF 프레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 (Start of Frame) - "발송 시작"
Arbitration 메시지 ID가 담겨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핵심 영역 - "긴급/일반 배송 정보가 적힌 주소"
Control 데이터의 길이(DLC) 등 제어 정보를 포함 - "물품 크기 및 종류"
Data 실제 전달하려는 데이터 (0~8 바이트) - "택배 상자 속 실제 물품"
CRC 전송 오류를 검출하기 위한 체크섬 - "내용물 파손 여부 확인용 코드"
ACK 메시지가 정상적으로 수신되었는지 확인하는 응답 - "수령 확인 서명"
EOF 프레임의 끝을 알리는 신호 (End of Frame) - "배송 완료"

 

💡 데이터 압축의 지혜 Factor & Offset

 

CAN 프레임의 데이터 필드는 최대 8바이트로 제한됩니다. '25.5℃' 같은 소수점 데이터를 그대로 보내기엔 공간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Factor(기울기)**와 **Offset(기준점)**이라는 값과 공식을 활용해 간단한 정수 데이터로 변환하여 전송합니다.

 

수신 측은 역연산을 통해 원래의 물리 값을 복원합니다. 이는 제한된 데이터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소수점 데이터의 크기 = 32~64bit, 정수형 데이터의 크기 = 8bit ~ 32bit)

4. CAN의 견고함: 오류 감지 및 처리 메커니즘

자동차 통신은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며, CAN은 이를 위해 견고한 오류 감지 및 처리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습니다.

물리적 안정성

  • 종단 저항 (Termination Resistor): 통신선 양쪽 끝에 저항을 설치하여 신호가 반사되어 통신을 방해하는 현상을 방지합니다. 긴 복도 끝에서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가 치는 것처럼, 전기 신호도 선 끝에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종단 저항은 이 메아리(신호 반사)를 흡수하는 '소음 흡수 벽'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 고장 허용 (Fault Tolerance): 통신선 두 가닥 중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남은 한 가닥으로 최소한의 통신을 유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5단계 에러 감시 시스템

모든 노드는 실시간으로 '깐깐한 품질 관리(QC)'처럼 아래 5가지 방법으로 오류를 감시합니다.

  1. 비트 모니터링: 내가 보낸 신호와 버스에 실린 신호가 일치하는지 스스로 확인합니다. ("내가 말한 대로 잘 전달되었나?")
  2. 비트 스터핑: 동일한 신호가 6개 연속되면 규칙 위반으로 간주하여 오류를 감지합니다.
  3. 프레임 검사: 위에서 본 '프레임'이라는 정해진 양식이 손상되었는지 확인합니다.
  4. CRC 검사: 데이터 내용이 전송 중 변조되지 않았는지 수학적으로 확인합니다.
  5. ACK 검사: 내 메시지를 정상적으로 수신한 다른 노드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내 말을 이해했다고 고개를 끄덕이는가?")

자가 진단 및 네트워크 격리

만약 특정 노드가 계속해서 오류를 발생시키면, '회의실의 패널티 시스템'처럼 스스로를 제어하여 네트워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합니다.

  • 오류 카운터 (TEC/REC): 모든 노드는 송신 오류(TEC)와 수신 오류(REC)를 세는 '벌점 기록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 3가지 상태 변화: 이 카운터 값(벌점)에 따라 노드의 상태가 전환됩니다.
    • 🟢 정상 (Error Active): 벌점이 낮은 정상적인 토론 참여자입니다.
    • 🟡 소극적 (Error Passive): 벌점이 일정 수준 쌓이면 '경고'를 받은 상태가 됩니다. 네트워크에 더 이상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의견 개진(오류 메시지 전송)을 멈추고 소극적으로 참여합니다.
    • 🔴 버스 오프 (Bus Off): 벌점이 한계치를 초과하면 '퇴장' 조치를 당한 것과 같습니다. 스스로 네트워크에서 논리적으로 분리되어 전체 통신의 안정을 꾀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CAN 통신의 기본적인 원리와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CAN 통신은 단순히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을 넘어, 높은 신뢰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설계된 정교한 시스템인 거 같습니다. 이 글이 CAN 통신을 이해하는 데 작은 디딤돌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저 또한 학습하는 과정에 있으므로, 글의 내용에 대해 보충하거나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의견을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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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즘 도로에 부쩍 늘어난 조용한 차들, 바로 전기차인데요. 막상 관심을 갖고 파고들려니 HEV, PHEV, BEV... 머리 아픈 용어부터 턱 막히더라고요. 저처럼 '그래서 뭐가 다른 건데?' 싶으셨던 분들을 위해, 전기차 정비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탈탈 털어 정리해 봤습니다.

🛣️ 하이패스 요약

  • HEV (하이브리드): 충전 필요 없는 반쪽 전기차. 연비는 좋지만 결국 엔진차.
  • P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집에서 충전 가능. 단거리는 전기차, 장거리는 하이브리드. 두 집 살림의 귀재.
  • BEV (배터리 전기차): 100% 찐 전기차. 유지비 저렴, 조용하지만 충전이 숙제.
  • FCEV (수소차): 수소로 달리는 움직이는 발전소. 충전은 5분 컷, but 충전소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1️⃣ HEV (Hybrid Electric Vehicle): 충전 걱정 없는 반가운 첫걸음

▪︎ HEV, 하이브리드! 아마 가장 익숙한 이름일 거예요. 엔진과 전기 모터, 심장이 두 개인 차죠. HEV의 핵심은 딱 하나, '알아서 전기 만드는 똑똑이'라는 점. 충전 스트레스는 없지만, 결국 엔진차라는 한계도 명확해요.

▪︎ 어떻게 움직이냐면, 따로 충전기를 꽂지 않아요. 운전하면서 스스로 전기를 만들거든요. 브레이크를 밟거나 엑셀에서 발을 뗄 때 버려지는 에너지(회생제동)로 전기를 만들어요. 이렇게 모은 전기로 출발할 땐 조용히, 힘이 필요할 땐 엔진이랑 같이 힘을 합쳐 기름을 아끼는 원리죠.

▪︎ 그래서 장점은 시내 연비가 정말 좋다는 것, 그리고 충전 걱정 없이 그냥 주유만 하면 되니 너무 편하다는 것. 반면 단점은 전기로만 갈 수 있는 거리가 아주 짧고, 결국엔 엔진 차라 배출가스가 나온다는 점이에요.

▪︎ 이런 분께 추천! 충전은 번거롭지만 기름값은 아끼고 싶은 분, 장거리 운전이 많아 전기차 주행거리가 아직 걱정되는 분께 좋은 시작이 될 거예요.

  • 대표 모델: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토요타 프리우스

2️⃣ PHEV (Plug-in Hybrid): 평일엔 전기차, 주말엔 하이브리드!

 

▪︎ PHEV는 HEV에서 딱 한 단계 진화했어요. 이름처럼 '플러그를 꽂아(Plug-in)'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죠. HEV보다 훨씬 큰 배터리를 달고, 직접 충전이 가능하다는 게 핵심이에요.

▪︎ HEV랑 뭐가 다르냐면, 한 번 충전하면 40~60km 정도는 기름 한 방울 안 쓰고 진짜 전기차처럼 달릴 수 있다는 것! 웬만한 출퇴근은 전기차로 해결하는 거죠. 배터리를 다 써도 괜찮아요. 그 순간부터는 HEV처럼 기름으로 달리니까요. 방전 걱정? 없습니다!

▪︎ 장점은 두 가지 매력을 다 가졌다는 것. 평일엔 알뜰한 전기차, 주말엔 걱정 없는 하이브리드! 충전만 잘하면 기름값 볼 일이 거의 없어요. 단점은 HEV보다 비싸고, 충전 안 하면? 그냥 무거운 하이브리드일 뿐이라 이 차의 진짜 매력을 놓치게 된다는 점.

▪︎ 이런 분께 추천! 집이나 회사에 충전기가 있고, 매일 출퇴근 거리가 일정한 분. 전기차로 완전히 넘어가긴 망설여지지만, 전기차의 맛을 제대로 보고 싶은 분께 딱이에요.

  • 대표 모델: 기아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BMW X5 xDrive50e, 볼보 XC60 리차지

3️⃣ BEV (Battery Electric Vehicle):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전기차'

▪︎ BEV가 바로 우리가 '전기차'하면 떠올리는, 100% 전기로만 달리는 순수 전기차입니다. 엔진, 머플러? 이런 거 하나도 없어요. 구조가 단순한 덕분에 실내 공간이 상상 이상으로 넓고, 주행감도 안정적이에요.

▪︎ 장점은 배기가스 제로! 정말 조용하고, 엑셀을 밟으면 총알처럼 튀어 나가는 가속감이 매력적이에요. 유지비도 기름값 대신 전기료라 훨씬 저렴하고요. 단점은 역시 충전 시간이 가장 큰 숙제. 아직 주유소만큼 충전소가 촘촘하지 않고, 특히 추운 겨울엔 주행거리가 줄어든다는 점도 기억해야 해요.

▪︎ 이런 분께 추천! 집밥(집 충전)이 가능한 분이라면 최고의 선택! 환경을 생각하고, 조용하고 강력한 새로운 드라이빙을 즐기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 대표 모델: 현대 아이오닉 5/6, 기아 EV6/9, 테슬라 모델 3/Y, 제네시스 GV60

4️⃣ 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 수소로 달리는 움직이는 발전소

▪︎ FCEV, 수소차는 전기로 가지만, 전기를 충전하는 게 아니라 수소를 연료로 차 안에서 직접 만들어 써요. 차 안에 작은 발전소가 있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탱크에 저장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고, 남는 건 오직 깨끗한 물뿐!

▪︎ 장점은 오염물질 없이 물만 배출하는 궁극의 친환경! 수소 충전도 3~5분이면 끝나고, 주행거리도 길어요. 단점은 아직 수소 충전소가 너무 부족하고, 차량 가격도 비싸다는 게 가장 큰 진입 장벽.

▪︎ 이런 분께 추천! 집이나 회사 근처에 수소 충전소가 있는 분. 누구보다 먼저 미래 기술을 경험하고, 환경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분이라면 도전해볼 만해요.

  • 대표 모델: 현대 넥쏘, 토요타 미라이

🚗 전기차 TMI

✔️ xEV란? 전기 모터가 쬐끔이라도 들어간 차는 전부 xEV(전동화 차량)라고 불러요. 오늘 본 HEV, PHEV, BEV, FCEV 모두 xEV 가족!

✔️ 회생제동이 뭐예요? 브레이크 밟을 때 '끼익-'하고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꿀기술이에요. 덕분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의 연비(전비)가 좋아지는 거랍니다.

📚 오늘의 용어

어때요, 이제 전기차 용어가 조금은 정리되셨나요? 세상에 '무조건 좋은 차'는 없는 것 같아요. 내 운전 습관, 충전 환경,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나만의 착붙 전기차'를 찾는 여정에 이 글이 작은 나침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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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정비 교육 과정에 참여하면서 매일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있는데, 최근 제 발목을 잡은 과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차량 통신 시스템', 그중에서도 'CAN 통신'이었습니다. 파형이 그려진 그래프들과 복잡한 숫자들을 보니 더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무슨 말인지 하나도 와닿지 않았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이해가 안 됐던 부분들을 중심으로 AI와 웹서핑을 통해 직접 자료를 찾아보고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저처럼 처음 통신 시스템을 접하고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바로 수정하도록 할게요.

CAN 통신이란 무엇인가

통신 방식에 따른 데이터 전송 속

CAN은 자동차 통신의 표준으로, 엔진, 변속기, 브레이크 등 안전과 직결된 핵심 시스템에 사용됩니다. 높은 신뢰성을 가지는 것이 핵심입니다.

  • 원리 1: 다중 마스터 (Multi-Master) 중앙 제어 장치 없이,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ECU가 동등한 자격으로 통신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특정 ECU가 고장 나도 전체 네트워크가 마비되지 않는 분산형 구조로, 시스템 안정성이 매우 높습니다.
  • 원리 2: 메시지 중재 (Arbitration) 여러 ECU가 동시에 통신을 시도할 때, 데이터에 부여된 고유 식별자(ID)를 통해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ID 값이 낮을수록 우선순위가 높아 먼저 통신 권한을 얻습니다. 이 방식으로 데이터 충돌 없이 중요한 정보가 먼저 처리됩니다.
  • 원리 3: 차동 신호 (Differential Signaling) CAN_HighCAN_Low라는 두 개의 선을 사용하며, 두 선의 '전압 차이'로 '0'과 '1' 신호를 구분합니다. 외부의 전기적 노이즈가 유입되어도 두 선에 동일하게 영향을 주어 상쇄되므로, 데이터의 신뢰성이 높습니다.

2) CAN의 가성비 좋은 조수, LIN (Local Interconnect Network)

LIN은 저비용, 저속 통신 방식으로, 창문, 시트, 사이드미러 등 고속 통신이 필요 없는 편의 장치 제어에 사용됩니다.

  • 원리: 마스터-슬레이브 (Master-Slave) 하나의 마스터 ECU가 여러 개의 슬레이브 ECU에 순차적으로 명령을 보내고 응답을 받는 구조입니다. 구조가 단순하여 비용이 저렴하고 구현이 쉽습니다.

3) 정밀함의 끝판왕, FlexRay

FlexRay는 CAN보다 빠르고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시스템에 사용됩니다. 특히 전자식 조향/브레이크 시스템(X-by-wire)처럼 오차가 없어야 하는 안전 필수 시스템에 적합합니다.

  • 원리: 시분할 다중 접속 (TDMA) 모든 데이터가 미리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정확한 시간에 전송됩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전송 시간을 예측할 수 있어 완벽한 실시간성을 보장합니다.

4) 데이터 고속도로, MOST와 차량용 이더넷

    • MOST: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쓰는 통신 방식인데, 주로 광케이블을 이용해 오디오나 비디오 같은 대용량 데이터를 깨끗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이해했습니다.
    • 차량용 이더넷: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센서 등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필수적인 ADAS 및 자율주행 시스템에 사용되는 고속 통신 기술입니다. IP 기반 통신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컴퓨터의 이더넷 기술을 차량 환경에 맞게 개량한 것입니다. 100Mbps에서 최대 10Gbps에 이르는 압도적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지연 없이 처리합니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기술들

1) 정비소 방문을 줄여주는 기술, OTA (Over-The-Air)

'OTA'는 무선으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기술입니다. 단순히 내비게이션 지도 업데이트를 넘어,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보안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비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굳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미래의 정비는 V2X로부터?

V2X는 자동차가 도로 위의 모든 것(다른 차, 신호등, 보행자 등)과 통신하는 기술입니다. 처음엔 단순히 '사고 예방 기술'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해보니, V2X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차량의 고장 진단이나 예방 정비에도 활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도로 구간에서 특정 차량들이 반복적으로 서스펜션에 충격을 받는다는 데이터가 쌓인다면, 해당 부품의 내구성을 예측하고 고객에게 미리 점검을 안내할 수도 있겠죠.

[한눈에 보는 자동차 통신 방식]

지금까지 알아본 내용이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 간단하게 표로 정리해봤습니다.

통신 시스템 주요 용도 대표 속도 연결 방식 핵심 특징
CAN 엔진, 브레이크 등 핵심 제어 ~1 Mbps 유선 높은 안정성, 메시지 중재 기능
LIN 사이드미러, 창문 등 편의 장치 ~20 Kbps 유선 저비용, 마스터-슬레이브 구조
FlexRay 섀시 고급 제어 (X-by-wire) 10 Mbps 유선 정밀한 시간 동기화, 높은 신뢰성
MOST 인포테인먼트, 오디오/비디오 ~150 Mbps 유선 (광) 멀티미디어 데이터 전송 특화
Ethernet ADAS, 자율주행, 고속 통신 100 Mbps~ 유선 압도적인 데이터 전송 속도
OTA 소프트웨어 원격 업데이트 통신망 따름 무선 원격 관리, 차량 기능 진화
V2X 차량-사물 간 통신 기술 따름 무선 안전성 향상, 자율주행 기반

탐구를 마치며: CAN 통신에서 시작된 꼬리 물기

자동차는 공부를 할수록 정말 정교한 기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100%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이론에 대한 스케치 정도 한 거 같습니다.  

 

아직 배울 것이 산더미 같지만,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이 글이 저처럼 이제 막 자동차의 세계에 발을 들인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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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s.wikimedia.org

자동차를 소유하고 운전하는 우리에게 '엔진'은 매우 익숙한 단어입니다.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불리지만, 막상 보닛을 열어봐도 복잡한 기계 덩어리처럼 보일 뿐, 그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 차의 심장이 어떻게 뛰고 있는지 기본적인 구조만 알아도, 차량을 관리하고 정비사와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오늘은 자동차 엔진의 가장 기본이 되는 3가지 핵심 구성 요소에 대해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엔진은 수많은 부품의 집합체이지만, 크게 보면 '머리', '몸통', '다리'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로 실린더 헤드, 실린더 블록, 그리고 크랭크케이스입니다.

(자동차 엔진 사진)

1. 엔진의 '머리' : 실린더 헤드 (Cylinder Head)

실린더 헤드는 이름 그대로 엔진의 가장 윗부분을 덮는 '머리'에 해당합니다. 사람이 머리로 생각하고 숨을 쉬는 것처럼, 실린더 헤드는 엔진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한 핵심적인 제어 장치들을 품고 있습니다.

 

주요 역할:

  • 공기와 연료의 혼합기가 들어오고(흡기), 연소된 가스가 나가는(배기) 통로를 열고 닫습니다.
  • 연료가 폭발하는 공간인 '연소실'의 뚜껑 역할을 합니다.
  • 엔진의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수 통로와 부품들의 윤활을 위한 오일 통로가 있습니다.

실린더 헤드의 핵심 부품:

  • 캠축 (Camshaft): 달걀 모양의 캠(Cam)들이 붙어있는 긴 막대입니다. 캠축이 회전하면서 캠이 밸브를 눌러 정확한 타이밍에 열고 닫는 역할을 합니다.
  • 흡기/배기 밸브 (Intake/Exhaust Valve): 버섯 모양의 부품으로, 흡기 밸브는 공기와 연료가 들어오는 문, 배기 밸브는 연소된 가스가 나가는 문입니다.
  • 점화 플러그 (Spark Plug): (가솔린 엔진의 경우) 압축된 혼합기에 불꽃을 튀겨 폭발을 일으킵니다.

※ 잠깐! SOHC와 DOHC, 들어보셨나요?

엔진 제원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용어가 바로 SOHC와 DOHC입니다. 이는 실린더 헤드에 캠축(Camshaft)이 몇 개 있느냐에 따른 구분입니다.

  • SOHC (Single Over Head Camshaft): 1개의 캠축이 흡기 밸브와 배기 밸브를 모두 여닫는 방식입니다.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부품 수가 적어 응답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밸브를 여닫는 데 한계가 있어 고회전에서 출력을 높이기 어렵습니다.
  • DOHC (Double Over Head Camshaft): 흡기 밸브용 캠축과 배기 밸브용 캠축, 총 2개의 캠축이 각각의 역할을 전담하는 방식입니다. 더 많은 공기를 빨아들이고 배기가스를 원활하게 내보낼 수 있어(호흡이 원활해져) SOHC보다 높은 출력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소음이 다소 클 수 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승용차는 DOHC 방식을 사용합니다.

왼쪽이 SOHC(캠축 1개), 오른쪽이 DOHC(캠축 2개) 엔진의 실린더 헤드입니다. 구조적 차이가 한눈에 보입니다.

2. 엔진의 '몸통' : 실린더 블록 (Cylinder Block)

실린더 블록은 엔진의 중심을 이루는 '몸통'이자 뼈대입니다. 엔진의 내구성과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크고 무거운 부품이죠. 사람의 몸통에 심장, 폐 등 주요 장기가 있는 것처럼, 실린더 블록에는 엔진 동력의 근원인 실린더와 피스톤이 있습니다.

 

주요 역할:

  • 엔진의 기본 구조물로서 실린더 헤드와 크랭크케이스를 위아래에서 결합합니다.
  • 피스톤이 상하로 왕복 운동을 하는 공간인 '실린더'를 품고 있습니다.
  • 엔진의 열을 식히는 냉각수(워터 재킷)와 오일이 순환하는 통로가 거미줄처럼 뚫려 있습니다.

실린더 블록의 핵심 부품:

  • 실린더 (Cylinder): 피스톤이 움직이는 원통형의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연료의 폭발이 일어나며, 폭발력으로 피스톤을 밀어냅니다.
  • 피스톤 (Piston): 실린더 내부에서 왕복 운동을 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폭발 행정에서는 아래로 밀려나며 동력을 만들고, 다른 행정에서는 크랭크축의 힘을 받아 움직이며 공기를 압축하거나 배기가스를 밀어냅니다.
  • 피스톤 링 (Piston Ring): 피스톤에 끼워진 2~3개의 링입니다. 연소가스가 새는 것을 막고(기밀 유지), 실린더 벽의 오일을 긁어내며(오일 제어), 피스톤의 열을 실린더로 전달하는(열전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실린더 블록은 피스톤이 왕복 운동을 하는 '실린더'를 품고 있는 엔진의 몸체입니다.

3. 엔진의 '다리' : 크랭크케이스와 크랭크축 (Crankcase & Crankshaft)

크랭크케이스는 실린더 블록 아래에 위치하며, 엔진 동력 전달의 핵심인 '크랭크축'을 보호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피스톤의 상하 직선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주는 크랭크축이 바로 엔진의 '다리'인 셈입니다. 우리가 자전거 페달을 밟아 바퀴를 돌리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주요 역할:

  • 피스톤의 왕복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전환하여 변속기로 동력을 전달합니다.
  • 엔진의 가장 아래에서 엔진 오일을 담아두는 '오일 팬'을 포함합니다.

크랭크케이스의 핵심 부품:

  • 크랭크축 (Crankshaft): 피스톤의 상하 운동을 '커넥팅 로드'라는 막대를 통해 전달받아 회전 운동으로 바꾸는 중심축입니다. 엔진의 모든 힘은 이 크랭크축을 통해 바퀴로 전달됩니다.
  • 커넥팅 로드 (Connecting Rod): 피스톤과 크랭크축을 연결하는 '팔'과 같은 부품입니다.
  • 오일 팬 (Oil Pan): 엔진의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오일 저장 탱크입니다. 여기에 담긴 오일이 엔진 곳곳으로 공급되어 윤활 및 냉각 작용을 합니다.

피스톤의 상하 직선 운동이 커넥팅 로드를 통해 크랭크축의 회전 운동으로 바뀌는 모습

 

정리하며

지금까지 자동차 엔진의 3대 구성 요소인 실린더 헤드(머리), 실린더 블록(몸통), 크랭크케이스(다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 실린더 헤드는 공기와 연료를 제어하는 '두뇌'
  • 실린더 블록은 폭발이 일어나는 '심장'
  • 크랭크축은 그 힘을 움직임으로 바꾸는 '다리'

이렇게 각 부분의 역할을 이미지로 기억해두시면, 앞으로 엔진에 대해 이야기할 때 훨씬 쉽게 이해하고 상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실제 엔진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부품들로 정교하게 얽혀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살펴본 3가지 큰 덩어리의 구조와 역할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내 차의 심장을 이해하는 첫걸음을 뗀 셈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엔진 속 작은 거인들, '피스톤'과 '크랭크축'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힘을 만들어내는지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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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빅초이입니다. "자동차에 별 관심 없던 내가 과연 자격증을 딸 수 있을까?" 의외로 자동차 정비 기능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개인적으로 3,4번 기능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기능사는 기출문제만 봐도 합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요.

 

마음을 편하게 먹어서인지 1달 정도 공부하고, 7월 1일 시험에서 91.66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합격했습니다. 요즘은 CBT 시험이라 컴퓨터 앞에서 문제 풀고, 제출하면 바로 합격여부와 점수를 알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학창 시절 공부를 못했던 제가 1달 정도의 공부 기간으로 높은 점수로 합격할 수 있었던 공부 방법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한 줄로 정리해보자면 'AI를 활용한 효과적인 기출문제 반복 학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부터 자동차 정비 기능사 뿐만 아니라 기능사 수준의 필기시험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모든 노하우를 공개하겠습니다.

 

STEP 1. 기본서는 딱 1번, 빠르게 훑어보기

 

저는 '기분파 2023년 자동차 정비기능사 필기' 도서를 당근에서 5천 원에 구매했습니다. 이 외에도 전기 자동차 정비 인력 양성과정이라는 교육과정에 참여중인데요. 교육과정 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듣는 수업은 강의 전문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껴, 수업 시간에는 교재로 혼자 공부했습니다.

 

차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모든 용어와 개념이 새로웠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바로 AI에게 질문하고, 교재 내용과 교차 검증하며 개념을 정립해 나갔습니다. 

이해가 안 될 때 AI 활용 Tip: "자동차 엔진의 '흡기-압축-폭발-배기' 4행정 사이클에 대해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를 들어서 설명해 줘."

이렇게 기본 개념서를 1회독 하는 데 약 2주가 걸렸습니다. 완벽하게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이런 내용이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훑고 넘어갔던 거 같아요. 여러번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거나, 과감하게 넘어갔습니다.

 

STEP 2. 합격의 핵심, 기출문제 무한 반복 (feat. 맞추다)

개념서 1독 후에는 곧바로 문제 풀이에 돌입했습니다. 교재에 있는 모든 문제를 최소 3번씩 풀었고, 유독 헷갈리거나 암기가 안 되는 문제는 별표를 치고 5번 이상 들여다봤습니다. 이 과정이 약 1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그리고 시험 날까지 '맞추다'라는 기출문제 웹사이트/앱을 통해 2012년부터 2016년까지의 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맞추다' 앱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틀렸거나 헷갈리는 문제만 모아서 계속해서 다시 풀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해설이 없는 점은 아쉬웠지만, AI에게 질문하면 대부분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원리를 설명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리: 개념서 1독 후 → 기출문제 무한 반복 : 실제 시험에서도 과년도 기출문제가 그대로 나오거나 살짝 변형된 문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기출문제와 AI를 활용한 개념 확장만으로도 충분히 70~80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STEP 3. 당신의 24시간 과외교사, AI 활용법 (제미나이, NotebookLM)

저는 제미나이(Gemini) 유료 버전을 사용했지만, 이 글에서 소개하는 기능 대부분은 무료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1) PC에서 활용하기

 

'맞추다' 웹페이지에서 문제를 풀다가 이해가 안 되면, 즉시 화면을 캡처해 제미나이에게 질문했습니다.

AI 프롬프트 예시 (이미지 첨부 후): "이 문제의 정답과 함께, 각 보기가 왜 맞고 틀렸는지 상세하게 설명해 줘. 특히 '솔레노이드 밸브'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려줘."

80~90%는 정확한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설명이 애매하다면, 관련 내용을 다룬 블로그나 유튜브 영상 링크를 제미나이에게 제공하며 다시 질문하면 거의 100% 정확한 해설을 얻을 수 있습니다.

 

✨ Tip: 몇 시간 공부한 뒤, 제미나이 채팅창 우측의 'canvas 버튼' 을 클릭하시고, 오늘 배운 내용을 요약해서 정리해줘하면 기깔나게 정리해줍니다. 그날 배운 내용을 깔끔하게 요약 정리해 주어 복습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2) 모바일에서 활용하기

 

'맞추다' 앱 화면을 캡처하거나, 문제집을 바로 사진 찍어 질문하면 타이핑 없이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미나이 앱 내 카메라로 촬영하면 셔터음이 들리지 않아 조용한 강의실이나 독서실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STEP 4. 학습 효율 극대화, NotebookLM 활용법

NotebookLM은 제가 사용해 본 AI 중 학습 효율을 극적으로 끌어올려 준 최고의 도구입니다. PDF 파일, 웹사이트 및 유튜브 링크, 텍스트 등을 소스로 제공하면 나만의 맞춤형 학습 자료를 만들어주는 서비스입니다.

 

1) 나만의 학습 팟캐스트 만들기

NCS 국가직무능력표준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자동차 정비와 관련된 방대한 학습 모듈(PDF)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PDF 파일들을 NotebookLM에 소스로 추가하고 '오디오 개요(Audio overview)' 기능을 활용해 보세요. 10분 내외의 고품질 팟캐스트가 생성됩니다. 등하굣길이나 쉬는 시간에 들으며 자연스럽게 개념을 복습할 수 있습니다.

 

2) 헷갈리는 개념, 마인드맵으로 구조화하기

 

NCS 자료나, 그동안 헷갈려서 캡처해 두었던 문제 이미지들을 소스로 추가한 뒤, 마인드맵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개념들의 전체적인 구조와 키워드 간의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NotebookLM 프롬프트 예시: "제공된 소스들을 바탕으로 '자동차 전기장치'에 대한 핵심 개념을 마인드맵으로 만들어 줘."

마치며

정보처리기능사, 전기기능사 등 여러 기능사 시험을 준비하며 느낀 점은 '기능사' 수준의 시험은 기출문제만으로도 충분히 합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AI라는 강력한 도구로 개념 설명과 요약까지 더한다면, 합격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다가오는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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