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해 봤다면, 이번 포스트에서는 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한 번 추적해 보기로 했다.
아침 7시 ~ 오후3시 : 본업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내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쉴 틈 없이 일을 하기도 하고, 일이 없어서 띵까띵까 보내는 시간도 있다. 요즘에는 외근을 나가서 신규 거래처를 만들기 위해 영업활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말 하기 싫고, 나가서 모르는 사람들한테 착한 척하며 인사를 하고 다니는데 현타가 온다.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지...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 뾰족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떠오르기 전까지는 일단 이 불편함을 익숙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어찌 됐든 생업이다. 안 할 수가 없고, 우리 가족을 먹여 살려주는 고마운 일임에는 분명하므로 일단은 해야 하는 일이다.
오후 3시 ~ 8시 : 육아 || 자기 계발 || 운동
퇴근 후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이다. 첫째 아이가 학교에 들어갔고, 둘째도 유치원에 가게 되면서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그전까지는 퇴근 후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경험들을 해보는데 시간을 썼던 거 같다. 요즘 4시 정도부터 8시까지 같이 밥을 먹거나, 장을 보러 가거나, 도서관에 가거나,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주 3회 정도 헬스장에 가서 1시간 정도 웨이트를 한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을 때는 흥미가 생기는 일들을 해보고 있다. 독서나 개발, 새로운 거 배우기 같은 것들에 시간을 쓰는 거 같다. 개인적으로 이 시간에 어떤 생산적인 일을 채우는데 보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저녁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앞으로 정하게 될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에 시간을 써보려고 한다.
오후 8시 ~ 자정 : 자기계발 || 웹툰 보기 || 게임하기
보통 8시부터 10시 정도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뭐라도 한다. 영상 편집일 때도 있고,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보며 마음을 다잡을 때도 있다. 또는 게임을 하기도 하는데 깊게 하지는 않는다. 가볍게 30분 정도 밀린 숙제를 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거 같다.
원래는 게임 개발 공부를 하는데 시간을 썼었다. 사실 아직까지 놓고 있지 못할 뿐이지 꾸준히 시간을 투자했다고 볼 수는 없을 거 같다. 개발을 하면서 '내가 이걸 왜 해야 되지?' 하면서 1주일 까먹고... 또 1주일 열심히 하다가 1주일 까먹고... 이런 식으로 2년을 쓴 거 같다. 그 사이에 워드프래스 블로그에 잠시 빠졌다가, 애드센스 승인까지만 받고 다시 게임 개발로 돌아왔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게임을 만들어봤나? 생각해보면 영상을 보고 따라 만든 게임 2~3개, 외주 게임 1개가 전부인 거 같다. 게임 개발을 좋아하는 거 같지는 않다.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고.
무엇을 해야하나?
모르겠다. 일단 해봐야 이게 나한테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해보긴 해볼 생각이다. 최근 '미국에서 컵밥 파는 남자', '홍보의 신', '일류의 조건', '한산이가 인터뷰', '그릿' 등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정리되고 있는데, 대충 다음과 같다.
1. 섣불리 '한 길'만을 고집하지 않기. 여유를 갖고 고민하되, 결정했다면 과감하게 밀어붙이기
미국에서 컵밥 파는 남자라는 책의 저자 송정훈 씨는 '컵밥'이라는 브랜드로 미국에서 나름 이름을 날리는 인물이다. 일단 부딪혀보는 건 나와 비슷하지만 삶의 전반적인 태도는 나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훌륭하다.
일단 근본적으로 나는 매사 부정적인 사람이다.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끊임없는 자기 비하와 낮은 자존감으로 살아간다. 성장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진짜로 그것을 믿지 못한다고나 할까. 내 모든 문제가 '꾸준히 하지 못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서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강박도 있는 거 같다.
그래서 게임 개발이라는 것을 너무 오랫동안 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내가 좋아하고, 흥미 있어하는 일이었다면 '게임 만드는 일'만큼은 계속하지 않았을까? 이번에도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을 너무 오래 잡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내가 너무 성급하게 이 길이 내 길이다라며, 나 자신을 몰아붙이지는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됐다.
어찌 됐든 책에서는 이 것 저것 경험해 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일단 행동하는 게 먼저지만, 여유를 갖고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고민해 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마음먹은 일은 어떻게 하든 끝까지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된다는 조언도 함께.
2. 롤모델 찾기
강한 동경심을 느끼거나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 또는 이 같은 행동을 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따라 하라'라고 책들에서 조언했다. 모방의 목적은 나만의 것을 재창조하기 위함이다. 외형만 따라 하는 것에서 그치면 안 되고, 그것들이 본질적으로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랜 시간 내가 꾸준히 동경해 오던 사람들은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 결과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었던 거 같다. 그리고 자기만의 색깔로 주체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나 단체? 회사 등에게서 깊은 존경심과 경이로움 등을 느꼈던 거 같다. 그래서 '나만의 길'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3. 큰 물에서 놀기
기왕 뭘 할 거라면 이미 시장의 크기가 큰 곳에서 뭐라도 해라라는 식의 이야기들을 주의 깊게 보게 됐다. 유튜브에서도 그렇고, 사업적인 부분에서도 그렇다. 내가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밀어붙이기 위한 자질도 상당히 부족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때문에 뭘 하더라도 시장이 큰 곳에서 놀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만들어진 시장에서 해야 뭘하더라도 된다.
정리하자면
나가 꾸준히 보내고 있는 시간은 결국 '자기탐색의 간'인 거 같다. 뭘 해야할지 고민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그리고 무언가를 해보면서 이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인지 아닌지 탐색하는 과정에 있는 거 같다. 이미 앞서가는 사람들은 이 것을 빠르게 찾은 사람들일 것이다. 몇 가지 경험을 깊이 있게 했거나, 다양한 경험을 폭넓게 했거나.
내 스스로가 떳떳할 수 있게 어떤 형태로도 최선을 다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 것만큼은 내가 후회 없이 해봤던 거 같다는 경험이 내게는 필요한 거 같다. '이거 왜 계속해야 되지?'라는 물음에서 자꾸 방향을 트는 일은 이제 그만하자. 계속 시간을 쓰다 보면 나도 잘할 수 있어라는 성장형 마인드셋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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