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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정도 됐을까. 판교의 차도는 분주했다.

버스부터 공사장 인부, 출근하는 회사원까지,

이른 아침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활기가 돌았다.

이 일의 장점 중 하나가 내가 가보지 못한 다양한 장소에 가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하는 일은 비슷하지만 매일 새로운 장소에서 일하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다.

현장 옆에는 교촌 본사도 있었다.

입구에 서 있던 어떤 남자가 G90에서 내리는 한 남성을 재빠르게 마중 나와

차문을 열어주었다. 회사 임원이었을까? 아님 큰 거래처 손님이었으려나?

 

뭐가 부러운 건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찰나의 순간

그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과 그 사람이 가졌을 법한 모든 것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굉장히 초라한 기분이 들었다.

 

가진 것에 감사하자,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며 열심히 살자,
나에게도 좋은 날이 온다!라는 말을 매일 되뇌어보지만

눈에 보이는 무언가는 나를 쉽게 괴로움에 빠지게 하는 거 같다.

2시간 정도 오전 작업을 끝나고, 잠시 바깥바람을 쐬러 나왔다.

건물을 하나 올리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모두가 각자 역할을 가지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조금 멋졌다.

나도 언젠가는 능력 있는 기술자가 돼서 인정받는 그날이 올까?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안되지만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여유로운 환경에서 살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원할 때 하며 살아가고 싶다.

올해 초 경제적 자립을 원했고, 어쩌다 보니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 실현됐다.

 

돈을 많이 벌고,

사업적으로 성공하고,

전문기술자가 되어 높은 보수를 받는 등의 상황은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다.

있다 해도 내가 어찌해 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더 높은 기술력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사업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질을 가질 수 있도록 배우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주사위를 던져보는 수밖에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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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만 해도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고양감.
잘될 거라는 대찬 믿음이 가득했습니다.

새로 뭔가를 시작한다는 마음과
10년 간 부모님과 함께한 사업을 그만두고 나가는 것이,
더 큰 책임감을 갖게 해 주었던 거 같아요.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 제 마음은 어떨까요?
저는 차분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해가 떴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는
요즘 같은 변덕스러운 날씨 같아요.

어서 전문가가 되고 싶고,
큰돈을 벌고 싶고,
내 사업을 다시 하고 싶고,
조급함이 가득한 요즘이에요.

그래서 유튜브도 시작하고,
이렇게 블로그 글도 쓰고 있지요.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하면 쉽게 지치는 타입이라
일단은 우선순위 1만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준공 취급을 받을 수 있도록
전기 쪽 지식과 경험에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 봐야겠어요.

좋은 날이 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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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 번째 미션은 볼라드의 앙카볼트와 너트가 체결되어 있는 부분에 고무로 된 캡을 씌워주는 간단한 미션. 비 온 뒤 흙 등이 나사산 사이에 스며들어서 청소가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이다.

캡은 왜 씌우지?라고 생각하던 찰나 지난번 카스토퍼 제거 작업하던 때가 떠올랐다. 나사 쪽에 습기가 차면 녹이 슬어서 나중에는 너트제거가 불가능해진다. 야마 난다고 표현하는 거 같다.

작업하다 잠시 쉬는 타임. 일을 하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문뜩 살아있는 것에 감사할 때가 있다. 일할 수 있고, 가족들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게 감사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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