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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현장에 투입된 지 어느덧 4주 차다. 3개월 정도 소요되는 아파트 공사를 시작하고 난 뒤 투입되었는데, 우리 집만큼이나 정겹다.

전기일 덕분에 오늘은 공동구라는 곳에 들어오게 되었다. 먼지 투성이라 방진마스크가 필수이다. 이곳에는 물이 지나다니는 배관부터 통신케이블, 전기케이블 등이 철제 트레이에 난잡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아파트 관리소 직원들도 자주 올 일이 없지 않을까? 자주 다니고 싶지는 않은 곳이다. 숨쉬기가 힘들다!

이 길이 제일 좋다. 왜냐하면 밥을 먹으러 갈 때 반드시 지나다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하면 살이 쪽쪽 빠질 거라 기대했는데, 밥을 너무 잘 먹어서인지 잘 안 빠진다. 땀을 비 오듯 흘리는데...


어쨌든 오늘 점심은 해물 짜장 곱빼기를 시켰다. 맛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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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교보문고에서 김창완 님의 책을 집어 들게 됐다. 내게는 별에서 온 그대에서 변호사 역할을 맡았던 그 모습이 마음속에 남아있는 거 같다. 그래서 보면 반갑고, 정겹고 그렇다. 

별그대 김창완 - 출처 : newsen

 

찌그러져도 동그라미라니. 생각 해본 적도 없는 얘기다. 동그라미를 그려본 적도 별로 없지만, 찌그러진 동그라미는 생각도 안 해본 거 같은데, 무슨 얘기일까 궁금했던 거 같다.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한국 대중문화에 가장 독보적인 자취를 남긴 뮤지션 김창완의 에세이가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간된다. 김창완은 1977년 산울림으로 데뷔해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이며 가요계에 큰 획을 그었다. 그의 곡들은 아이유, 장범준, 김필, 스트레이 키즈 등 후배 가수들에 의해 다시 불리며 끊임없이 재탄생되고 있다.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는 김창완이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청취자들에게 답한 편지와 매일 아침 직접 쓴 오프닝을 엮었다. 손으로 그린 47개의 동그라미 중 두어 개만 그럴듯한 것처럼, 회사생활도 47일 중 이틀이 동그라면 동그란 것이라고 위로한 편지는 SNS와 블로그에 오랫동안 화제가 되었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청취자에게 산울림 막내 김창익을 잃은 상실감을 고백하며 건넨 편지도 눈물겹고 따스하다.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에는 따뜻한 격려뿐 아니라 어그러진 일상에 실망할 것 없고, 매일매일 만들어지는 졸작들도 그 자체로 예쁘다는 김창완만의 인생관이 담겨 있다. 또한 어제의 슬픔과 비애를 ‘뭐, 별거냐?’ 하며 대수롭지 않게 털어버리고 오늘의 자전거 바퀴를 힘차게 굴리는 그만의 경쾌한 삶의 태도가 돋보인다. 과거의 영광이나 상처를 돌아보거나 아쉬워하지 않고 내딛는 걸음걸음에 집중하는 그의 태도는 그가 늘 현재진행형 아티스트인 이유를 보여준다. “‘거울 속의 나도 과거다.’라고 할 만큼 뒤돌아보지 말 것. 먼 미래도 어제만큼 멀지 않다는 걸 기억하길.” -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지」에서 가르치려들지 않지만 배우고 싶고, 툭 던지는 말이지만 그 안에 온기가 가득하다. 세대를 넘나드는 뮤지션 김창완의 에세이는 진짜 어른의 목소리에 목말랐던 독자들에게 따뜻한 선물이 될 것이다.
저자
김창완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일
2024.03.28
기분은 날씨 같은 것이라고. 
어떤 날은 아침에 눈이 번쩍 떠지는 게 힘이 펄펄 나는가 하면
또 어떤 날은 몸이 진흙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때가 있습니다.

몸이 힘들면 마음이 가라앉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것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날씨 같은 거라고 여기면 되는 거예요.
바람 불다, 비가 오다 그러다 햇살이 비추기도 하는 거거든요.
또 그러다 흐리기도 하고.

책 도입부를 읽으면서 김창완 님 특유의 말투가 머릿속에서 울리는 거 같았다. 말을 어쩜 이렇게 예쁘게 할까? 담백하다는 표현이 맞는 건가. 어쨌든. 뭘 보고 자라야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잠시 생각했다. 많이 써봐야겠지 뭐.

 

열심히 괴로워 하는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책

학창 시절을 너무 허투루 보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20대 후반부터는 꽤 열심히 살았던 거 같다. 시간은 한정된 자원이라는 미국 월스트리트 어딘가 사는지 마는지 하는 사람들의 조언에, 시간을 빼곡하게 채워서 살았다.

 

미라클 모닝, 아침 명상, 아침 운동, 출근길 스픽으로 영어회화 공부, 점심시간에는 프로그래밍 공부, 집에 와서는 독서, 아이들 재우고 게임 개발... 딱히 싫지는 않았던 거 같다. 스스로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도 있었고, 뭔가 성장하고 있다는 즐거움도 있었으니까.

 

문제는 강박이었다. 빼곡한 투두리스트 중 뭐 하나라도 빠트려놓은 날은 시작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사람 사는 게 계획대로 될 수 없는 건데, 내 계획이 틀어지면 그것이 짜증 났다. 당연히 겉으로 드러났고, 부정적인 감정은 쉽게 사람들을 괴롭혔겠지. 아내나 아이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꽤 힘들게 했던 거 같다.

 

다행히도 이런 강박적인 태도가 문제라는 것은 빨리 알아차렸다. 그래서 최근 몇 개월 동안은 조급해하지 않고, 마음에 여유를 갖자는 태도로 하루하루를 보내왔던 거 같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찌그러져도 동그라미라는 책은 꼭 나를 위로해 주는 거 같았다.

세상살이라는 게 그렇게 자로 잰 듯 떨어지지 않습니다.
좀 여유롭게 생각하세요.

너무 매일매일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위에 그린 동그라미를 네모라고 하겠습니까,
세모라고 하겠습니까?

그저 다 찌그러진 동그라미들입니다.
우리의 일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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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70m 정도의 케이블을 포설하는 날. 지원팀 2분이 빠지면서 7명이서 하던 작업을 5명이서 하게 되었다. 혼자 케이블 당기는 거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반가운 포터가 등장! 포터가 엄청난 마력으로 케이블을 당기는 임무를 맡게 됐다.

오전에 작업할 케이블 드럼. 한 통에 174m씩 감겨져 있다. 다른 현장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우리 팀은 장거리 포설 작업에는 바(밧줄)과 PVC 파이프 관을 연결하여 작업한다. 상당히 너저분해 보이지만 작업 후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쓰레기들을 항상 치운다.

다른 방향으로 포설해야하는 케이블은 8자 형태로 감아둔다. 굵기에 따라 다르지만 피뵈 안에는 구리선이 있는데, 잘 구부러지지 않는다. 매우 단단하고, 장력이 강해서 조심해야한다. 튕긴 구리선에 맞아서 골절상을 입은 분도 있다고 전해들었다.

젖은 손, 젖은장갑으로 줄을 당기다 보면 이렇게 손바닥이 까져버린다. 아마 경력이 쌓일수록 내 손은 굳은살 덩어리가 되지 않을까...한창 야인시대를 보던 학창 시절에는  단단한 손이 남자의 상징이라 생각했었다. 그렇다. 알파메일의 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을 마무리 한 뒤 우두커니서서 잠시 영상을 찍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뿌듯했다. 힘든 일을 끝내고 난 뒤의 만족감? 집에가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볼 수 있다는 해방감? 어쨌든. 오늘 하루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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